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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글로벌 공급망의 전면적인 재조정, 2025년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의 한해

등록일2024-11-13

출처 : 물류신문, 임훈2024.11.05

글로벌 공급망의 전면적인 재조정, 2025년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의 한해 (출처 : 물류신문)
2024년 한국 항공화물 시장을 보는 시각은 그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분명히 나눠진다. 인천공항을 허브로 활동하고 있는 항공사의 경우 코로나 시기에 못지않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운송 주선이 주된 사업모델인 포워더들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불황기에 있다고 말할 것이다. 인천공항의 2024년 8월까지의 항공화물 실적은 전년대비 8.9% 증가한 193.6만 톤을 기록,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올해는 팬데믹 이후 다시 한 번 연간 처리량 30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항공사와 포워더간 온도 간극이 극심한 이유는 한국의 항공물류 체질이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LCD, 휴대폰 등 이른 바 주력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의 항공수출품목이 있었고 그 때는 이들 수출 화물의 증감에 따라 항공사와 포워더는 같은 방향으로 시장을 분석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 입장에서도 당시에는 주요 품목별 해외 경쟁력 분석을 통해 항공화물 시장을 전망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보호무역주의의 여파와 한국의 전반적인 생산비용 상승으로 주요 생산시설은 대부분 해외로 이전했고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과 화장품 이외에는 의미 있는 한국발 항공 수출화물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는 2024년이 인천공항 항공화물 재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 그리고 인천공항이 가진 특유의 지정학적 가치에 있다. 한국은 분명 미국, EU, 일본 등 親 서방계 국가들과 긴밀한 동맹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 결과 인천공항은 북미 29개 도시를 직항으로 연결하는 아시아 공항 최대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특기할만한 점은 親 서방계 국가 중 중국에 가장 많은 항공편을 운항중인 것도 바로 인천공항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대단히 우수한 지리적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특성상 인천공항은 중국 42개 도시를 직항으로 연결하는 전세계 최대의 對中 항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인천공항의 중국 및 아시아와 미주·유럽의 항공물류를 연계하는 역할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Sea&Air를 포함한 인천 환적 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의 급성장과 반도체 등 첨단제조 기업들의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아시아 배송센터 유치 추진이다. Air&Air 운송방식 활용한 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의 급증 2022년부터 보이는 인천공항 환적 전자상거래 화물의 급증은 글로벌 경제의 단절에 따른 중국 경제 침체와 중국의 항공화물 공급량 부족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다. 서방국가와 중국간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며 중국 경제가 전례 없는 큰 침체를 겪고 있으며 특히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상품들의 중국 내수 수요가 둔화되자 대단히 낮은 가격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발 항공화물 스페이스 공급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의 항공기 생산 차질로 인해 신규 화물기 공급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미-중간 항공화물 운송의 주요한 축을 담당했던 여객편은 팬데믹 이전의 주간 150편에서 크게 축소된 주간 50편에 머물러 있다. 향후에도 기존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데 미-중간 국제선 여객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미국계 항공사들이 중국계 항공사들의 추가적인 미국 취항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계 항공사는 자국정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논리이다. 그 결과 중국발 미주 및 유럽 행 전자상거래 화물의 상당량이 인천공항으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Sea&Air 화물의 성장률이 놀랍다. 2023년에도 43.1% 성장하며 9만 8천 톤을 달성한 Sea&Air 화물은 2024년 상반기에도 27.4% 성장한 50,944톤을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Sea&Air 화물이 인천공항으로 유입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중국발 화물 공급의 불확실성 및 인천공항의 우수한 통관제도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인천공항은 인천공항을 허브로 이용하는 양대 국적항공사가 있어 안정된 화물 운송력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수준의 통관시스템과 자유무역지역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다. 즉 인천공항을 통해 Sea&Air로 운송될 경우, 화물의 운송시간이 좀 더 소요되더라도 화물 운송 가시성(Visibility)이 확보되기 때문에 화주 및 물류기업이 선호하는 것이다. 그 결과 기존의 영세업체들이 영위했던 Sea&Air 시장도 체계를 갖춘 글로벌 포워더들의 참가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로도 이와 같은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인천공항 FTZ 비즈니스 모델 변화 미·중간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단절 및 재편 현상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도 역시 중국이 있다. 중국내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7년 트럼프 집권기 이후 급격히 성장이 악화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철수하고 있다. 특히 이 현상은 항공화물 운송이 주류가 되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생산시설들은 2020년경까지만 해도 베트남 등 보다 생산비용이 낮은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갔으나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함에 따라 다시 선진국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물류 서플라이체인에서 전면적인 재편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결과 기존의 중국 및 개발도상국→선진국 방향으로 발생하는 항공화물의 증가율 대비 선진국↔선진국간의 항공 물류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거기에 한국발 수출입화물의 감소현상이 맞물림에 따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포워더들의 사업모델도 기존의 수출입 중심에서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주요 국가, 특히 미주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배송거점 운영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인천공항 FTZ에는 다양한 첨단산업관련 화주들이 아시아 배송센터의 설립을 타진해오고 있으며 여러 포워더들이 활발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시화된다면 FTZ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도 기존의 수출입 항공화물 작업에서 보관 및 검품, 관리 등으로 바뀔 것이며 자연스럽게 필요한 창고면적도 지금의 소형 중심에서 중대형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두 가지 큰 변화의 흐름을 봤을 때 인천공항 전체 화물량은 한국의 경제성장과는 큰 상관없이 2025년도에도 분명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한국의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당분간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증감률은 주요 제조 기업들의 공급망 재조정에 보다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간에 느끼는 항공화물 시장에 대한 온도차는 내년에도 크게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준비된 기업에게 있어 2025년은 한국과 인천공항이 가진 지정학적 위치, 항공 네트워크, 물류 인프라라는 성장 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