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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Physical Internet, 물류의 미래①

등록일2025-03-06

출처 : 물류신문, 한국물류연구원2025. 02. 18

Chapter 1. 피지컬 인터넷 출현의 배경과 개념 “디지털 인터넷처럼 작동하는 물류 프로세스를 상상해 보자. 모든 상품들은 그 크기와 특성에 따라, 표준화된 모듈형 박스와 컨테이너로 운반된다. 공급망 내에서는 운송수단, 운송업체, 물류센터 등을 포함해 최적의 경로가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각 차량은 공실(空室) 없이 적재되어 출발한다. 또한 화물트럭, 열차, 항공 등 운송수단 간 환적되는 과정에서 비용이나 시간적 손실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물류 작업자는 박스나 컨테이너 내에 어떤 제품이 들어 있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보낸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상품이 전달되는 방식에 대한 세부 정보를 알거나 이해할 필요가 없다. 전체 네트워크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프로토콜에 따라 작동하며, 완벽한 공동물류 체계하에서 모든 사용자에게 개방되어 있다. 높아진 운송 효율성과 낮은 환경부하로 글로벌 물류의 지속가능성은 매우 높다.” <물리적 인터넷: 글로벌 물류의 재편>

십여 년 전, 당시 몬트리올의 CIRRALT(Interuniversi ty Research Centre on Enterprise Networks, Logistics and Transportation) 교수였던 브누아 몽트뢰유(Benoit Montreuil, 현 조지아공과대학) 교수와 동료 연구진들이 처음 제시했을 당시 매우 이상적이며 이론에 불과한 모델로 여겨졌었던 피지컬 인터넷은, 많은 연구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점차 현실 구현 가능한 모델로 다가오고 있다. 피지컬 인터넷은 물류 분야의 혁신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개념인 것이 사실이다. 2025년 연간 시리즈로 11회에 걸쳐 싣게 되는 본 특별기획 기사를 통해 피지컬 인터넷의 핵심 개념부터 실제 적용 사례, 관련 기술들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피지컬 인터넷 추진 현황과 전망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 특집기획 기사는 로지스올의 한국물류연구원 기고이다. <편집자 주> 1. 피지컬 인터넷의 등장 배경 21세기 물류산업은 급증하는 수요와 복잡한 공급망, 다양한 환경적 변수들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물류 시스템은 개별 기업 중심의 운영에 따른 비효율성과 높은 비용, 정보 공유 부족, 자원 낭비와 환경 문제 등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림1) 물류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문제점은 운송수단의 상당 부분이 공실(空室)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림1] 물류산업의 지속가능성 저하 징후 물류산업의 지속가능성 저하 징후 출처 : Towards a Physical Internet: Meeting the Global Logistics Sustainabilty Grand Challenge. Benoit Montreul. Jan 2011 (출처 : 물류신문)
2020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대형 운송차량의 20%가, EU는 30~40%, 우리나라도 약 40%가 비어 있는 상태로 운행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는 운송 자원과 비용의 낭비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 부하와 전세계적인 드라이버 부족 현상과도 직결되는 근본적 이슈이다. 물류센터 등 저장 및 유통가공 시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개별 기업 단위로 운영되기에 시장의 계절성에 따라 연중 대부분 기간 중 활용도가 낮거나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공동물류센터라 하더라도 같은 창고를 사용할 뿐, 프로세스나 자원은 별개로 설계,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에 따라 진정한 공동화의 효과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급성장한 라스트마일 물류도 업체간 치열한 서비스 경쟁 속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다. 이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더 많은 목적지로 소규모 물량의 배송 빈도가 높아짐을 의미하는데, 차량과 인력, 포장재 등 자원과 비용의 낭비뿐 아니라 도시 교통 혼잡을 야기하는 측면에서 사회적, 환경적 손실도 무시할 수 없다. 화물 운송에 대한 수요가 2050년까지 현재의 3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할 때,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측면에서 현 물류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화물 운송을 비롯한 물류 전반에 대해 경제 성장과 화물 운송량 증가가 비례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혁신적인 동력이 필요하며, 피지컬 인터넷은 이를 위한 접근 방식 중 하나다. 2. 피지컬 인터넷이란 무엇인가? ‘피지컬 인터넷’(PI)이라는 용어는 2006년 영국의 인기 언론잡지인 이코노미스트紙 기사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며(Markillie, 2006), 이후로도 이코노미스트는 학계에 디지털 인터넷의 데이터 흐름 조직과 유사한 방식으로 물리적 상품의 흐름을 조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영감을 주었고, 이는 PI의 출현(Montreuil, 2012)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공급망 패러다임으로서의 피지컬 인터넷> - 에메랄드 인사이트

피지컬 인터넷의 개념은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의 브누아몽트뢰유(Benoit Montreuil)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그는 “물류 네트워크를 인터넷과 같이 개방적이고 공유된 형태로 구축하여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피지컬 인터넷 개념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물류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공급망 전체의 최적화를 통해 비용 절감, 서비스 향상,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20세기 말 등장한 디지털 인터넷은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소통하고 거래하는 모든 방식에 혁명을 일으켰다. 인터넷은 데이터를 ‘패킷’이라는 단위로 세분화하고 TCP/IP라는 프로토콜(규약)에 따라 전 세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구조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면 단말기의 종류나 운영플랫폼이 무엇이든 신속하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피지컬 인터넷은 디지털 인터넷의 기술과 방법론을 물리적 현실 세계에 도입하는 개념으로, 디지털 인터넷이 정보의 공유와 연결을 통해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피지컬 인터넷은 물류 자원과 정보를 표준화하고 공유하여 물류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 극대화를 지향한다. (그림2)
[그림2] 피지컬 인터넷의 개념 피지컬 인터넷의 개념 출처 : 한국물류연구원 LAPI 로드맵. 일본 노무라연구소 피지컬인터넷 로드맵. 본지 편집 (출처 : 물류신문)
디지털 인터넷에서 정보는 데이터 패킷으로 분해되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된다. 패킷 내의 데이터는 캡슐화 되어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피지컬 인터넷에서 상품의 흐름은 일련의 표준 컨테이너(박스 등 용기)에 밀봉되어 있으며, 작업자들이 화물의 처리를 위해 상세 내용물을 살펴볼 필요가 없다. 디지털 인터넷은 다양한 서비스 제공자에 의해 운영되지만, 프로토콜이라는 공통의 규약을 통해 운영이 표준화되어 사용자가 어떤 서비스 제공 업체를 활용하더라도 동일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데이터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어떻게 라우팅되는지 이해할 필요도 없다. 마찬가지로, 피지컬 인터넷에서 상품의 흐름은 표준화된 패키지(π-container)에 포장되며, 3PL 등 물류 서비스 제공자가 보편적으로 합의된 표준 프로세스와 시스템(π-protocol)에 따라 공동화된 물류센터(π-node)와 운송 수단(π-mover)을 통해 운송을 실행한다. 디지털 인터넷의 패킷 헤더에는 패킷을 식별하고 이를 전송하기 위한 모든 라우팅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는 라우터를 거쳐 광케이블, 모뎀 등 인프라를 통해 정보를 요청한 다양한 단말기로 정확하게 전달된다. 피지컬 인터넷에서 각 컨테이너는 RFID 및 GPS를 사용하여 태그가 지정되므로 이동 중 각 통과 지점에서 식별, 라우팅 및 추적이 가능하다. 정리하자면 피지컬 인터넷은, 상품의 크기와 특성별로 표준화 제작된 컨테이너(π-container)를 통해 상하역 작업을 단순화·표준화하고, 차량 및 데이터와 같은 리소스의 공유 기반 하에서 원활한 공동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환승센터(π-node)의 설계와 운송 간 공실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라우트로 움직이는 공동화 운송수단(π-mover)을 통해 비용, 속도, 효율성 및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물류 운영 전반의 최적화를 실현하는 모델이다. 그리고 이는 공급망 내에서 수평적, 수직적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합의된 공통의 표준 및 프로토콜(π-protocol)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최적화될 수 있다. 3. 피지컬 인터넷의 핵심 요소 및 연구 분야 피지컬 인터넷이라는 종합적인 혁신 체계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별로 분석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표준 컨테이너처럼 물리적 기본 구성 요소의 설계부터 공동화 기반 물류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며 파괴적인 혁신을 다루는 분야들로 구성되어 있다.

① 모듈식 표준 컨테이너 (π-container, 파이-컨테이너)
모듈식 표준 컨테이너 또는 파이(π)-컨테이너는 피지컬 인터넷 공급망 참여자들 간 공유되는 것으로, 적재함 및 보관 공간에 맞춰 조합 가능한 모듈식이어야 하며, 반복 사용을 위해 견고하고, 가볍고, 다양한 영역에서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RFID 및 GPS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태그를 사용하여 적재된 상품과 관련한 물류 프로세스와 공급망 정보를 수집, 저장하며, 이를 통해 상호 연결된 물류 네트워크에서 파이-컨테이너의 식별, 무결성, 라우팅, 컨디셔닝, 추적성 및 보안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파이-컨테이너는 실시간 물류 프로세스와 공급망 내 데이터의 흐름 등을 모니터링하고 분석 가능한 정교한 SCM 실현의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그림3)
[그림3] 피지컬 인터넷을 위해 설계된 모듈식 박스(π-container)의 개념도 피지컬 인터넷을 위해 설계된 모듈식 박스(π-container)의 개념도 출처 : An Infomation Framework for Internet of Things Services in Physical Internet, 2018 (출처 : 물류신문)
② 최적화된 공동 운송수단 (π-mover, 파이-무버)
피지컬 인터넷의 최적화된 공동 운송수단(파이-무버)이란, 적재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과 공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전 적재를 지향하는 조합 체계와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효율적인 운송 수단 등을 포괄하는 영역이다. 파이-컨테이너에 포장된 상품을 적재, 하역하는 물류센터(파이-노드)와 연계하여 공동 운송을 실현하기 위한 솔루션이며, 트럭 적재 공간 내 공실을 줄여 총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화주와 소비자의 주문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피지컬 인터넷에서 파이-컨테이너를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는 수단(지게차, 컨베이어, 트럭, 항공기, 선박 등) 모두를 파이-무버라 정의하며, 파이-무버의 규격은 파이-컨테이너의 모듈화 표준 설계에 맞춰 이들을 핸들링할 수 있도록 연계 설계가 필요하고, 운송 과정에서 공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고도화된 배차 시스템이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 (그림4)
[그림4] 센터 내에서 상품 분류/조합 후 차량(π-mover)별로 최적적재를 실행하는 개념도 센터 내에서 상품 분류/조합 후 차량(π-mover)별로 최적적재를 실행하는 개념도 출처 : An Infomation Framework for Internet of Things Services in Physical Internet, 2018 (출처 : 물류신문)
③ 공동물류센터 (π-node, 파이-노드)
피지컬 인터넷에서의 공동물류센터(파이-노드)는 효율적인 화물 처리를 위한 스마트한 연결 고리의 개념으로, 이에 따라 허브(Hub) 또는 환적(Transit)센터로도 정의한다. 상품이 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과정에서 트럭과 트럭, 또는 철도나 선박 등 다른 운송 모드로의 환적을 매끄럽게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정확하고 신속한 환적을 위한 분류 시스템과 상·하역 핸들링 설비(파이-무버)가 포함된다. 공동물류센터(파이-노드)에서의 환적 작업은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기 위한 조정 알고리즘과 자동화된 상하역 설비를 통해 상품이 적재된 파이-컨테이너를 한 트럭에서 다른 트럭으로 효율적이며 정확하게 이동시킨다. 이를 통해 상품이 물류센터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배송 시간 준수율을 높여, 상하역 작업자 및 운전자의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게 된다. (그림5)
[그림5] 전통적 Cross-Dock 물류센터와 피지컬 인터넷 허브센터의 비교 전통적 Cross-Dock 물류센터와 피지컬 인터넷 허브센터의 비교 출처 : The Vision of Physical Internet: Towards a Logistic Hub in 2030 (출처 : 물류신문)
④ 표준 운영 규약 (π-protocol)
피지컬 인터넷의 표준 운영 규약(파이-프로토콜)은 앞서 언급된 피지컬 인터넷의 세 가지 핵심 구성 요소(파이-컨테이너, 파이-무버, 파이-프로토콜)들을 피지컬 인터넷상에서 원활하게 연계시키기 위한 표준 규약과 최적화 알고리즘, IoT 기반의 정보시스템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피지컬인터넷의 선제 조건 중 하나는 데이터의 표준화이며, 원활하고 안전한 데이터의 표준화와 공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품의 기준정보 및 배송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 정보 등 공급망 내에서 필수적인 데이터들에 대한 접근과 활용을 총괄하는 표준 운영 규약과 운영 시스템이 정립되어야 한다. 데이터 공유를 위해 개방적이면서 화주의 제품 정보와 소비자의 주문 정보에 대한 완벽한 보안 체계가 구현되어야 하는 고난이도의 영역이다. 이를 위해 먼저 표준 데이터의 정립과 각 기업 내에 구축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간의 통합이 우선적으로 연구되어야 하며, 산업별, 기업별 다양한 데이터 모델을 활용하여 개방형 물류 네트워크 참가자 간의 정보 교환 및 상호 공동물류 운영이 가능한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⑤ 피지컬 인터넷의 관리 및 지속성 확보를 위한 연구 분야
첫째로, 피지컬 인터넷에 참여한 기업 간의 협력 모델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공급망 내의 서로 다른 이해 관계자 간의 역할 정의와 수익 공유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갑-을 관계에 기반한 과거 비즈니스 관행을 넘어 협력과 공동화에 기반한 공급망 파트너 간의 개방성을 촉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둘째, 글로벌 피지컬 인터넷의 실현을 위해 서로 다른 국가 간의 물류 관련 법체계 연구가 필요하다. 만약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국가 간 법적 기준이 존재한다면, 이를 동기화하여 법적 보호 아래에서 원활한 국제 운송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로, 피지컬 인터넷 환경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연구가 필요하다. 피지컬 인터넷의 구축과 확장을 위해 필요한 시스템과 장비, 인프라, 알고리즘과 같은 기술적 영역에서 혁신적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고도로 전문화된 오퍼레이터(4PL)가 출현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피지컬 인터넷은 공급망 전반에 대한 새로운 혁신 동력으로 기존의 비효율적인 관행을 제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적 혁신을 촉발하는 장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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