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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국제 해운 네트워크 초크포인트(Choke Points) 위기 요인과 영향 분석

등록일2025-02-21

국제 해운 네트워크 초크포인트(Choke Points) 위기 요인과 영향 분석
1. 문제의 제기 전 세계 교역 물동량의 80% 이상이 해양을 통해 운송된다. 2023년 해상물동량은 약 123억 톤이며 화물당 평균 이동 거리는 5,047마일(Nautical Mile)에 이른다.[1] 해운이 제공하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거리의 경제(Economies of Distance)는 전 세계 해운 네트워크의 밀도와 운송의 빈도를 증가시켜 왔다.

국제 해운 네트워크 속에는 자연·지리적 조건 또는 역사적 맥락을 통해 형성된 독특한 초크포인트(Choke Points)가 존재한다. 초크포인트란 국제 항로의 주요 길목에 위치하여 운송의 효율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네트워크의 마비 또는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취약 지점으로서 ‘병목’ 또는 ‘급소’로 해석할 수 있다. 특정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국제 해운 네트워크 내 초크포인트 중에서도 지정학적 중요성과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주요 초크포인트(Primary Chokepoints)로 분류된다. 또한 이들 중에서도 특별히 민감도가 높은 초크포인트는 핵심 초크포인트(Key Chokepoints)로 지칭된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개의 거대 운하(파나마 운하 Panama Canal, 수에즈 운하 Suez Canal), 5개의 해협(바벨만데브 해협 Bab el-Mandeb Strait, 호르무즈 해협 Strait of Hormuz, 터키 해협 Turkish Strait, 지브롤터 해협 Strait of Gibraltar, 말라카 해협 Strait of Malacca) 그리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8대 주요 초크포인트로 구분한 바 있다.[1] 이들 중 중미의 파나마 운하, 중동지역의 수에즈 운하, 바벨만데브 해협, 호르무즈 해협, 그리고 동남아의 말라카 해협은 핵심 초크포인트에 해당한다.[2]
[그림1. 국제 해운 네트워크 초크포인트] 국제 해운 네트워크 초크포인트 (자료: Chatham House(2023)을 참고하여 저자 작성)
이하에서는 국제 해운 네트워크상 8개의 주요 초크포인트를 중심으로 어떠한 위협 요인이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2023년 말 이후 위기가 고조된 파나마 운하와 홍해 인근 핵심 초크포인트에 관한 주요 이슈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더불어 2025년 이후 주목해야할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도 짚어보고자 한다. 2. 국제 해운 네트워크 초크포인트의 기능과 위기 요인 파나마 운하(Panama Canal)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는 1914년에 미국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1977년 미국과 파나마 간 체결된 파마나 운하 조약(일명 Torrijos-Carter Treaty)에 따라 1999년 파나마로 관리권이 이양되었다. 2016년에는 Neo-Panamax급 대형선을 수용하기 위한 운하 확장프로젝트가 완료되었다. 세계 해상교역화물의 2.16%(2023년, 그 외 연도 3% 이상)를 소화하는 파나마 운하는 연간 약 13,000척의 선박이 주로 컨테이너, 자동차, 곡물, LPG를 운송하며 미국의 태평양 무역과 해군함정 운용에 있어서 필수적인 시설이다.[1]

최근 파나마 운하와 관련된 주요 위기 요인은 극심한 가뭄으로서 대양(태평양과 대서양)과 수로 간의 수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갑문식 구조로 설계된 운하의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운하의 일일 수용량은 최대 50척이지만 2023년 8월에는 32척으로 줄어들었으며, 운하 통항 대기 선박은 90척에서 200여 척으로 대폭 증가하였다.[3] 2023년 10월 파나마는 엘니뇨(El Nino)의 영향으로 1950년 이래 최저 강수량(평균 41% 이하)을 기록하였다.

이에 더해 최근 또 다른 이슈가 붉어지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파마나 운하의 미국 반환이 그것이다. 그는 파마나 운하가 미국 선박에 대해 과도한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운하의 출입구에 위치한 ‘중국항만’*이 미국 상선과 군함 및 화물의 이동 정보를 수집함으로써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Hutchison Ports 자회사 Panama Ports Company가 2047년까지 임대한 Balboa Port와 Cristobal Port.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대일로(OBOR) 프로젝트를 통해 중미와 남미의 항만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는 어떤 식으로 든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며 그에 따라 미국과 파나마 간 또는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수에즈 운하(Suez Canal)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경로로 1869년에 완공된 인공수로이다. 자연적인 수위 차이 없이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여 갑문이 필요하지 않으며 희망봉을 우회하는 경로에 비해 최대 1만km의 거리 단축 효과를 발휘한다. 이집트 영토 내에 있음에도 완공 후 오랜 기간 영국과 프랑스의 통제 하에 있었으나 1956년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Gamal Abdel Nassar)가 운하를 국유화하면서 수에즈 위기(Suez Crisis, 제2차 중동전쟁)로 이어졌다.

2015년 이집트 정부는 운하 일부를 확장하고 새로운 병렬 수로를 개설하여 선박 운항 효율을 높였다. 2023년 전 세계 해상물동량의 10%, 컨테이너 물동량의 22% 이상이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운송되었다.[1] 수에즈 운하의 위협 요소는 무엇보다 중동지역에 만연한 정치적·군사적 긴장감이다. 역사적으로 파나마 운하는 중동지역 국가들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몇 차례 폐쇄된 바 있으며 최근에도 중동과 홍해에서 발생한 군사적 충돌은 선박들의 수에즈 운하 통항을 물리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후티(Houthi) 반군의 공격이 개시된 직후인 2024년 초에는 전체 통항 물동량이 45% 감소하였으며 컨테이너 물동량은 80% 이상 급감하였다.

이와 함께 운하내 통항안전이 중요한 위협요소이다. 최근의 사례로 2021년 Ever Given호의 운하 내 좌초 사고는 선박사고에 대한 운하의 취약성을 드러냈는데 운하의 양쪽 출입구가 6일 동안 봉쇄돼 전 세계가 물류대란을 겪었다. 운하가 폐쇄된 기간 중 대만에서 네덜란드까지 화물 운송에 약 9일이 지체되었으며 세계 무역에 미치는 피해가 하루 100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보고되었다.[4]


바벨만데브 해협(Bab el-Mandeb Strait)
아라비아반도 남서부(예멘)와 동아프리카(에리트레아, 지부티) 사이의 좁은 해협(약 26km)으로서 아랍어로 ‘눈물의 문(Gate of Tears)’을 의미하며, 고대 해상 실크로드의 일부로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연결하는 주요 무역로였다.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글로벌 교역의 필수 경로가 되었으며, 그에 따라 제국주의 시대 서구 열강은 물론 냉전 기간 중 미국과 소련의 영향력 확장의 대상이 되었다.

2023년 글로벌 해상물동량의 8.7%를 소화하였으며, 바다를 통해 운송되는 전 세계 자동차의 20%, 컨테이너의 20%, 석유제품의 15%, 원유의 13%가 이 해협을 통과하였다.[1] 해협과 아덴만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말리아 해적의 준동과 함께 2015년부터 시작된 예멘 내전은 해협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특히, 2023년 11월 후티(Houthi)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Hamas)와 이스라엘 간 가자지구(Gaza Strip) 전쟁을 빌미로 홍해와 아덴만을 지나는 상선을 무인기와 미사일로 공격함으로써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포함하는 해상 경로를 마비시켰다. 2023년 11월 이후 2개월 동안 민간 상선에 대해 30차례 공격을 가했으며 2024년 7월에는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Chios Lion호를 해상에서 폭발시키는 등 그 수위가 높아졌다. 그에 따라 70% 이상의 상선이 수에즈 운하의 대체 항로인 희망봉을 경유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적·환경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페르시아만(Persian Gulf)과 오만만(Gulf of Oman)을 연결하며 해협의 폭이 매우 좁아 실제로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 항로는 양방향으로 각각 약 3km에 불과하다. 고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이자 주요 무역로로 사용되었으며 16세기에는 포르투갈이 호르무즈 섬을 점령하여 해협을 지배하였고 이후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 열강이 통제권을 놓고 경쟁했다.

20세기 석유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발견되고 1970년대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이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중심지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2023년 세계 해상물동량의 11.1%가 이 해협을 통과하였으며, 전 세계 해상운송 원유의 31%, 프로판의 31%, 석유제품의 20%, 천연가스의 19%를 소화함으로써 글로벌 에너지 교역에 있어서 특히 중요한 항로이다.[1]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 요인은 해협의 폭이 협소하여 대형 유조선의 사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에 심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교적·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해협의 북쪽은 이란이 통제하고 있으나 미국과 서방국들이 항해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명분하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위협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2012년 5월 이란은 서방 국가들이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석유 수출을 제한하자 호르무즈를 봉쇄하겠다고 위협하였으며, 2024년 4월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감행하면서 해협봉쇄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위협형으로만 사용되었을 뿐 아직 실행된 적은 없다. 더불어 이 해역은 해적군벌이 준동하는 지역이며, 2024년에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MSC의 Aries호를 나포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터키 해협(Turkish Strait)
터키 해협은 튀르키예 영토 내 보스포루스 해협(Bosphorus Strait)과 다르다넬스 해협(Dardanelles Strait)으로 이루어진 흑해(Black Sea)와 에게해(Aegean Sea)를 연결하는 해상 통로로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졌다. 2023년 세계 해상물동량의 3.1%가 터키 해협을 통해 운송되었다.

튀르키예는 1936년 몽트뢰 협약(Montreux Convention)을 통해 터키 해협에 대한 주권과 군사적 통제권을 획득했는데 동 협약은 평시에는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고 전시에는 해외 군함의 해협 통과를 금지할 수 있다. 협약에 따르면 흑해의 비연안국 군함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한 후 3주 이상 흑해에서 머물 수 없으며 총톤수 45,000톤을 초과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2022년 3월 튀르키예는 러시아 군함의 흑해 접근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협약조건의 발동을 실행한 바 있다.

군사적인 측면과 함께 최근 터키 해협은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21년 흑해와 에게해를 연결하는 마르마라해(Marmara Sea)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 점액이 발생하였다. 마르마라 지역은 튀르키예 인구의 30%와 산업시설의 50%가 밀집해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 유출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1년 튀르키예 정부는 마르마라해 다섯 곳을 선정하여 수심 30m 깊이에 산소를 인공적으로 주입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는 향후 터키 해협에 대한 상선의 통항 비용 상승 또는 물리적 접근성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2021년 6월부터 해협의 안전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보스포루스의 대체 수로인 이스탄불 운하(Istanbul Canal)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주변국은 물론 자국 내에서 환경 및 안보와 관련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5]


지브롤터 해협(Strait of Gibraltar)
유럽의 남서쪽 끝과 아프리카 북서쪽 끝 사이의 해협으로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교역 및 군사의 전략적 요충지이며, 근대에는 대항해 시대를 통해 중요한 교역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수에즈 운하가 건설된 후 그 가치가 더욱 상승하였다. 해협 이름은 고대 지명인 ‘헤라클레스의 기둥(Pillars of Hercules)’에서 유래되었으며 유럽으로 향하는 원유와 LNG 등 에너지 자원의 운송에 중요한 통로이다.

위협 요인으로는 3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과 영국 간 영유권 분쟁을 꼽을 수 있다. 영국은 18세기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중에 지브롤터를 차지하고 종전 후 위트레흐트 조약(Vrede van Utrecht)을 통해 지브롤터를 영국령으로 귀속하였는데 영국의 속령임에도 고도의 자치권을 누린다. 스페인은 근래에도 해당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스페인령보다는 영국령을 선택하였다. 또 다른 이슈는 동 해협을 통해 유럽으로 탈출하는 아프리카 난민 문제를 들 수 있다. 2018년 7월에는 스페인 해경이 사흘 동안 1,400명의 난민을 구조한 바 있는데 이러한 인명 구조 활동은 해협 통항 조건에 돌발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희망봉은 대항해 시대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중요한 해상 네트워크의 일부였으며 최근 홍해 위기로 인하여 수에즈 운하의 대체 항로로서 통행량이 대폭 증가하였다. 홍해 위기 이전인 2023년에도 전 세계 해상교역화물의 8%가 희망봉을 우회하여 운송되었다. 희망봉의 위협 요인은 주변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인근 해적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대항해 시대 ‘폭풍의 곶(Cape of Storms)’으로 불렸을 만큼 해양 기상이 매우 험난하여 자연적으로 선박의 통행에 불리한 조건이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말라카 해협(Strait of Malacca)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하며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연결하여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동서양 무역의 관문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현지어를 따라 ‘믈라카’로 발음하기도 한다. 2023년 글로벌 해상교역화물의 23.7%가 통과하였으며, 해상을 통해 운송된 전 세계 원유의 45%, 프로판의 42%, 자동차의 26%, 벌크화물의 23%가 이 해협을 사용하였다.[1]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석유 공급의 90%를 말라카 해협에 의존하며, 우리나라 역시 원유수입량의 90%, 수출입 화물의 30%를 이 해협을 통해 운송한다. 해협의 총연장은 약 930km인데 비해 폭은 가장 좁은 부분이 2.8km에 불과하여 극심한 병목 현상이 나타난다.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선형을 Malaccamax라고 하며 유조선 대형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좁고 혼잡한 해협의 특성으로 인하여 선박의 충돌 및 사고 위험이 크다. 이와 함께 현대판 해적 활동의 무대로서 악명이 높으며 선박 탈취, 인질 납치, 화물 강탈 등의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갈등이 드러나는 해상 교역로이며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미국 및 동남아 국가 간의 해양주권 갈등으로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기도 하였다.

다음의 [표 1]은 앞서 기술한 국제 해운 네트워크상의 8개 초크포인트의 위기 요인들과 그 위험성의 정도를 과거 경험과 현시점의 제반 상황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려운 항목에는 ‘주의’로 표시하였다.
[표 1. 초크포인트별 위기 요인별 위험성] 초크포인트별 위기 요인별 위험성 (자료: Gunathilake(2021)을 참고하여 저자작성)
3. 파나마 운하와 홍해 사태의 영향 분석 2024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형을 활용하여 파나마 운하의 가뭄과 홍해 위기가 글로벌 해상운임, 소비자 물가, 실질 GDP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1] 먼저 2024년 6월 중국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는 2023년 10월 대비 160% 이상 상승하였는데 이중 파나마 운하와 홍해 사태의 영향은 각각 10% 및 145%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약 25% 늘어난 컨테이너 선복량 공급의 효과를 압도하는 결과이다.

발틱운임지수(BDI)는 2024년 1월에 2023년 10월에 비해 80%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낸 후 감소하는 형태를 보였는데 2024년 1월 운임 상승에 대한 기여도는 파나마 운하의 비정상 운영이 40% 이상, 홍해 위기가 2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건화물선 운송에 있어서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이들 초크포인트의 위기는 세계 소비자 물가를 0.6%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최빈국(LDCs)과 육상 운송수단이 없는 소규모 도서 개도국(SIDS)의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0.8%와 0.9%로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식품 가격의 상승(LDCs, 0.34%)이 이러한 효과를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처해있는 해상무역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식량 안보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결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초크포인트의 위기는 전 세계 실질 GDP를 0.06%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물가와 마찬가지로 LDCs와 SIDS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0.07%와 –0.11%로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2. 파나마 운하와 홍해 위기에 따른 해상운임 변동과 구성 요인] 파나마 운하와 홍해 위기에 따른 해상운임 변동과 구성 요인 (자료: UNCTAD,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4, 2024.10.)
이처럼 해상운송 네트워크의 초크포인트의 위기는 해운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제에 무시하지 못할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외에도 시뮬레이션 모형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우회경로를 사용하기 위한 운항거리와 항해속도의 증가는 환경적 부하를 높이고 화물의 시간가치를 훼손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수에즈 항로에 비해 희망봉을 우회하는 컨테이너선은 항해 거리가 6,000~10,000km 늘어날 뿐만 아니라 속도를 종전의 16노트에서 20노트로 올려 운항함으로써 온실가스(GHG)를 3배 이상 발생시키게 된다. [그림 3]은 최근 수년간 세계 해상운송화물의 평균 운송거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나마 운하 사태, 홍해 위기 등의 국면에서 급속하게 증가함을 보여준다.
[그림 3. 흑해, 파나마 운하, 홍해 위기에 따른 평균 해상운송거리 증가 추이(해상마일)] 흑해, 파나마 운하, 홍해 위기에 따른 평균 해상운송거리 증가 추이(해상마일) (자료: UNCTAD,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4, 2024.10.)
한편, 앞서 기술한 시뮬레이션 결과와 별도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항은 2023년 말부터 시작된 파나마 운하와 홍해의 위기 상황이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2020년에 발생한 Covid-19의 영향은 2021년 이후 운임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 의 급등을 초래하였다. 그에 비해 2023년 말 초크포인트 위기 상황 이후 GSCPI는 0포인트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까지 오르기는 하였으나 2025년 초에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운임과 재고비용 증가 등 공급망의 전반적인 비용을 증가시킴에도 우회 항로 및 대체 경로의 활용, 공급망 다변화와 무역패턴의 변화 등을 통해 세계 경제가 전통적인 초크포인트의 위기상황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GSCPI는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세계 공급망에 미치는 잠재적 장애요인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지표로서 운송비용, 제조업지표, 운송시간, 재고수준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다. 양수 값은 공급망 압력이 평균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그림 4. 해상운임지수와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 변화추이] 해상운임지수와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 변화추이 (자료: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 및 Trading Economics 자료를 토대로 저자 작성)
4. 전개 방향 및 이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 해운 네트워크상의 초크포인트의 위기는 역사적으로 세계 정치와 경제에 유의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하에서는 근래 발생하였던 초크포인트의 위기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새로운 위협 요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홍해 위기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든 것처럼 보였으나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지도부가 붕괴한 데다 최근 시리아 내전의 종식과 가자지구의 정전으로 인해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에 대한 명분이 약해졌다. 정전 후 후티측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OC)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미국 영국 등 타국 선박에 대한 공격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전협정이 발효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군사적 긴장의 해소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올해 2월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해 소유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혀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은 홍해 위기를 해소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차단을 위해 이란을 최대 압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는데, 이 조치를 통해 이란의 석유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위기가 고조될 경우 중동 전체에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해운선사의 입장에서는 희망봉을 우회함으로써 고운임 유지와 선복공급 해소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어 운하가 정상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수에즈 항로로 회귀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희망봉 우회 항로는 IMO(국제해사기구)의 강력한 GHG 배출량 규제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선사의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된다면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와 유럽 간 북극항로가 수에즈 운하의 강력한 대체 경로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며, 집권 첫날 파리기후협약(Paris Agreement)을 재탈퇴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화석연료 개발과 수출을 확대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의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낮아진다면 홍해 및 수에즈 운하의 위기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파나마 운하는 기후변화 위기 외에도 정치·외교적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군사적 수단의 사용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았다. 파나마 운하 반환 조약은 운하의 영구적 중립을 그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는 바 운하가 중국의 통제 아래 있다는 명목하에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하를 통과하는 화물의 72.2%(2023년)가 미국 화물로서 파나마 운하의 위기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실제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데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자국 선박에 대한 통행료 인하 요구를 비롯하여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파나마 운하의 경우 위기가 고조되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을 위기로 내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 무엇보다 철도를 통해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대체 경로(Land Bridge)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파마나 운하청(ACP)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Land Bridge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외에도 중동산 에너지의 주요 수송로인 말라카 해협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초크포인트이며 최근 들어 심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과정에서 언제든 돌발적인 위기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말라카 해협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잠재적인 초크포인트들은 역사적으로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러 국가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관련 사건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특히, 본문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남중국해는 중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 간 해상 영토 분쟁이 심화하는 지역이며, 대만 해협은 중국과 대만 간 ‘양안전쟁’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어 잠재적이지만 가장 위험한 초크포인트로서 예의 주시해야 할 해상교통로이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는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의 큰 변화를 고려할 때 지경·지정학적 민감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산업별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재구조화와 함께 대체 운송경로와 전략적 거점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 개발, 운영 등을 포함한 장래 초크포인트의 위기 상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 Reference [1] UNCTAD(2024)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4
[2] BCG(2024) These Four Chokepoints Are Threatening Global Trade
[3] 서울경제(2023.8.20) '최악가뭄' 파나마 운하···美·中운임 50% 급등
[4] 세계일보(2024.1.20) 전쟁·기후위기에 위험지역 된 해협·운하...'물류 경색'비상
[5] KIEF(2021) [이슈트렌드] 터키, 이스탄불 운하 건설 시작...환경 문제 대두
[6] Chatham House(2023) Chokepoints and Vulnerabilities in Global Food Trade
[7] Gunathilake, C.(2021) Maritime Choke Points Impacts on Global Economy If Disrubed, ResearchGate

이상윤 교수이상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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