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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미국 3자물류시장 핵심 트렌드 읽기

등록일2024-12-12

출처 : 물류신문, 권오경 교수2024.11.29

권오경(인하대 교수)의 글로벌 물류 트렌드 읽기 (출처 : 물류신문)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래 우리 기업들의 미국시장 직접투자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미국시장으로 수출 물류 프로세스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면 향후에는 미국 내 물류 활동에 대한 전략 수립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 물류시장에 대한 주요 보고서들을 지속적으로 스터디하고 전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PennState) 존 랭글리(John Langley) 교수 팀이 주축이 되어 미국 3자 물류(3PL, Third-Party Logistics)시장의 현황을 조사한 ‘2025 3자 물류시장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번 보고서에는 일본 NTT Data와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기업인 Penske가 후원 기업으로 참여하였다. 올해로 29년 차가 되는 이 보고서는 매년 CSCMP(Council of Supply Chain Professionals) 연차 총회 시점에 맞추어 발표되고 있다.

2025 3자 물류시장 보고서의 부제는 ‘변화로의 항해: 공급망의 진화하는 역동 관계에 대한 통찰(Navigating Change: Insights into Evolving Dynamics in Supply Chain)’로 세계적인 공급망의 재편, AI 기술의 발전, 전자상거래의 진화, 니어쇼어링(Nearshoring) 등 역동적인 물류시장 환경에서 어떻게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낼 것인가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을 다루고 있다.

올 해 보고서에서도 화주기업(89%)과 3PL 기업(94%) 대부분이 전년에 비해 다소 하락하였지만 상호 파트너십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이러한 파트너십이 성과 개선으로 연결되었다고 응답하였다. 화주의 82%가 3PL이 고객서비스 개선에 기여했으며, 66%는 3PL이 전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화주의 68%가 3PL이 물류 효율 개선에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 결과 화주의 87%가 물류 아웃소싱을 확대하였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25% 증가한 결과이다.

올 해 보고서가 집중적으로 다룬 분야는 화주 기업이 3PL에 기대하는 IT 역량 부분이다. 화주의 68%가 컨트롤타워(공급망) 가시성(가시성, 화물추적, 자산관리)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이는 전년 49%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전통적인 TMS(운송계획 54%, 운송관리 53%)와 WMS(53%)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등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상승한 두 분야는 공급망 가시성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 나타났다.
[화주 기업이 3PL에 기대하는 IT 역량] 화주 기업이 3PL에 기대하는 IT 역량 출처: NTT Data, 2025 Third-Party Logistics Study, 2024. 10. (출처 : 물류신문)
이번 보고서는 정례적인 조사와 함께 물류산업이 당면한 주요 이슈에 대한 조사결과를 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D2C(소비자 직접판매)시장, 그리고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물류산업이 미치는 영향을 담고 있다.

먼저 보고서는 물류시장의 역동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변화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은 공급망 운영을 개선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를 통해 기업은 협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내부 및 외부 시장 압력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화주의 61%, 3PL의 73%가 변화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변화관리 방법론으로 맥킨지(Mckinsey)의 7-S 모델과 ADKAR 모델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S 모델은 맥킨지가 개발한 조직 진단 방법으로, 7가지 경영자원을 바탕으로 기업을 진단하게 된다. 기업이 전략(Strategy)을 바탕으로 조직 구조(Structure)를 바꾸어서 시스템(System)을 정비하고, 기업의 가치관을 구성원들이 공유하게 하여(Shared Value) 조직의 능력(Skill)을 향상하고, 인재(Staff)를 육성하고, 궁극적으로 기업문화(Style)를 바꿀 수 있다는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ADKAR 모델은 Prosci에 의해 만들어진 변화 관리 프레임워크로 기업의 변화 관리를 위한 구성원들이 달성해야 5가지 목표를 담고 있다. ADKAR은 인식(Awareness), 욕구(Desire), 지식(Knowledge), 능력(Ability), 강화(Reinforcement)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금번 보고서는 공급망에 있어서 AI(인공지능)의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이 공급망을 변화시키고, 특히 AI가 화주와 3PL이 효율성, 정확성 그리고 회복 탄력성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화주와 3PL 양자가 46%의 비율로 AI를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하여 패턴을 파악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화주의 39%, 3PL의 36%가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위한 도구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응답하였다.

AI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데이터 소스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업은 잘못된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공급망 분야에서 AI는 수요 및 공급 예측, 운송 네트워크 및 경로 최적화, 그리고 장애의 예측과 예방 분야에서 높은 편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머신 러닝(ML, 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복잡한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금번 보고서는 니어쇼어링 확산과 그 결과 나타나고 있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교역량 증가가 미국 트럭 운송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있다.

니어쇼어링이란 간단히 자국과 가까운 국가(Near shore)에서 이루어지는 아웃소싱(Outsourcing)을 의미한다. 공급처와 생산지를 수비지 가까운 곳으로 이전함으로써 공급망의 위험이나 지연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분의 3(화주의 76%, 3PL의 71%)이 니어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어쇼어링의 주된 동기로는 공급망 취약성(25%), 공급망 복원력 강화(20%), 고객 서비스(14%), 무역 정책(13%)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니어쇼어링 동기] 미국 기업들의 니어쇼어링 동기 출처: NTT Data, 2025 Third-Party Logistics Study, 2024. 10. (출처 : 물류신문)
2020년에 발효되어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도 니어쇼어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2023년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1위 교역 파트너로 부상하였다.

니어쇼어링 확대는 글로벌 3PL과 미국 물류업계에 상당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3PL은 물류 네트워크의 재설계 대응, AI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물류운영을 최적화 등을 통해 글로벌 물류시장 변화 국면에서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 물류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성장과 이에 따른 창고 수요의 급증, 노동력의 부족 등 물류비 상승 국면에서 벗어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니어쇼어링은 이러한 국면에 변화를 가져올 가장 주목할 요인이다. 예를 들어, 미국 트럭 운송산업은 니어쇼어링과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 교역량 증대에 따른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분야로, 2020년 USMCA 발효 후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트럭 운송이 가치 기준으로 43%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멕시코를 통한 니어쇼어링이 증가함에 따라 이 지역의 노동력, 창고, 토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비용 절감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외국 기업들의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멕시코를 통한 수입에 관세를 강화하거나 USMCA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니어쇼어링 관련 정책 변화와 물류시장의 변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공급망 재편 시기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찾아내는 노력에 집중할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