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AI가 주도하는 물류 혁명: 초전문성의 확보와 장벽 없는 정보연계

등록일2024-11-28

출처 : 물류신문, 신인식 기자2024.11.05

이상덕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출처 : 물류신문)
최근 AI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이에 상응하는 혁신적 발전으로 인해 AI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변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물류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수요 예측 및 재고 관리, 자동화 창고 및 물류 로봇,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 등과 같은 분야에서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물류 산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도 물류 산업은 AI의 발전으로 인해 더 스마트하고 유연하게 변모하고 있으며 향후 AI 기술이 더욱 발전함에 따라 그 영향력과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고문에서는 최근 발전된 AI 기술을 바탕으로 5년 이내의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가지 영역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앞으로 물류 산업이 나아갈 방향성과 AI 기술이 물류 혁신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전문가 AI: 딥러닝 기반 자연어처리 물류는 더 이상 단순히 상품이 배송되는 과정으로만 볼 수 없다. 복잡한 공급망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적 요인, 시장의 변화, 그리고 각국의 규제와 소비자 요구 등이 실시간으로 데이터화 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다양한 물류 과정에서 고도화된 전문성이 필요하며 이러한 역할을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숙련된 전문가들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물리적 한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인간의 유한한 기억력, 경험, 감각 등을 뛰어넘는 초전문성(ultra-experts)을 갖춘 AI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Dr.Safety 개요 및 안전사고 인과관계 지식 그래프 예시] Dr.Safety 개요 및 안전사고 인과관계 지식 그래프 예시 (출처 : 물류신문)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은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자연어)를 이해, 해석,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딥러닝 기반의 자연어처리 기술이 급격히 발전함에 따라 자연어 형태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등장하였다. 자연어처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이 수십 년 학습해야 하는 지식과 경험을 AI가 방대한 양의 문서를 학습함으로써 단숨에 확보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가까운 미래에 물류 산업에서도 인간 전문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전문가 AI를 구입하여 사용하게 될 것이다. 초전문가 AI는 물류 산업의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것이며 관련 전문가의 수급에 어려움이 있고 전문가의 예측 및 분석이 틀렸을 경우 피해가 큰 영역에 우선 적용될 것이다. 이러한 영역의 대표적인 예로 안전관리 영역을 들 수 있다. 안전관리는 전문가의 교육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안전사고 발생 시 피해가 막대하다. 따라서 물류 산업의 안전관리 영역에서 초전문가 AI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물류거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AI(가칭 ‘Dr.Safety’)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Dr.Safety는 학습된 안전사고의 발생환경과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안전사고의 원인을 파악하며 특정 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추론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사고를 예측한다. 이를 위해 Dr.Safety는 사고사례집, 보험 재결서, 안전 교육자료 등으로 구성된 방대한 양의 문서 데이터셋을 학습하였으며 딥러닝 기반 자연어처리 기술인 개체명 인식(named entity recognition)과 인과관계 추출(causal relation extraction) 기술을 활용하였다. Dr.Safety의 자동 안전관리 기능을 활용하면, 숙련된 안전관리자가 다수의 현장을 동시에 관리하는 효과가 있으며 안전관리자의 노동부하 저감 및 교대·집중력 저하로 인한 안전관리 공백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Dr.Safety는 안전사고와 관련된 통계분석 자료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환경 정보 및 인과관계를 포함하는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를 제공하여 안전사고의 발생원인(선행지표)의 식별이 가능하므로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여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물류 정보 연계를 위한 AI기반 통역 : 멀티모달 AI 물류 산업에서 멀티모달(multimodal)은 여러 운송 방식을 결합하여 물품을 운송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공동 물류(collaborative logistics)는 여러 기업이나 조직이 물류 자원을 공유하거나 협력하여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운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멀티모달 운송과 공동 물류는 모두 운송 경로 최적화, 시간 및 비용 절감, 자원 사용 최소화 등과 같이 사회적 편익 차원에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멀티모달 운송과 공동 물류는 각 주체 간 시스템 및 프로토콜 차이, 표준의 부재 등으로 인해 정보 흐름의 단절이 존재하며 이는 멀티모달 운송과 공동 물류가 쉽게 실현되기 어려운 주요 요인이다. AI 분야에서 멀티모달은 여러 가지 모드의 데이터를 결합하여 분석하고 처리하는 AI 모델을 의미하며 여기서 모드는 데이터의 유형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 유형들이 포함된다. 원본 동영상을 다양한 언어, 입모양 및 음성 등의 동영상으로 생성하는 HeyGen 등이 이러한 멀티모달 AI의 대표적인 실용화 사례이다.
[LogiScan을 활용한 운송 수단, 플랫폼, 시스템 간의 정보연계] LogiScan을 활용한 운송 수단, 플랫폼, 시스템 간의 정보연계 (출처 : 물류신문)
멀티모달 AI를 물류 산업에 적용할 경우, 기존의 물류 산업에서 정보 인식 및 자동화에 주로 활용되었던 바코드, OCR, RFID 등과 달리 정해진 프로토콜 또는 단편적인 정보만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같이 이미지, 텍스트, 텍스트 사이의 관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즉, 인간과 동일하게 비정형 정보를 바탕으로 정형화된 정보의 추출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상이한 물류 운송 수단, 플랫폼, 시스템 사이의 정보를 연계할 수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물류 관련 문서를 모두 이해하여 정형화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가칭 ‘LogiScan’)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LogiScan의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공동물류 센터의 구현을 위한 택배 송장 인식 시스템으로 이를 위해 멀티모달 임베딩 기반의 문서 이해(document understanding) 모델을 적용하였다. LogiScan은 기존의 OCR 및 바코드 기반의 송장 인식과 달리 송장의 종류, 크기, 형태 등과 무관하게 다양한 송장 내 모든 정보(운송사, 배송지, 배송 메시지, 취급 주의 사항 등)를 인식할 수 있으며 운송사와의 통신 등이 필요 없다. 즉, 배송 기사와 같이 송장 내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이러한 LogiScan을 공동물류센터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며, 배송 로봇 서비스, 멀티모달 운송 정보 연계 시스템 등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