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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SCFI 급등의 원인 그리고 정기선사 협상력 향상

등록일2024-08-01

SCFI 급등의 원인 그리고 정기선사 협상력 향상
해운 운임 시황을 정량화하고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추세를 분석하기 위해 여러 지수를 활용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는 상하이항의 수출 컨테이너 현물 운임을 기준으로 매주 발표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컨테이너 해운 운임 지표다.

2024년 1월 Comprehensive SCFI는 2130.34포인트를 기록하며, 2023년 12월의 1230.22포인트에 비해 73.17% 상승했다. 2023년 1월의 1040.77포인트와 비교하면 105% 증가한 수치다. SCFI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 2024년 6월에는 3438.50포인트, 7월에는 3650.37포인트를 기록하며 2023년 1월 대비 각각 257%, 274% 증가했다. SCFI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홍해 사태와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널리 알려진 주요 원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SCFI 상승 원인에 더해 정기선사들의 협상 능력 향상 측면도 함께 다루고자 한다.
[SCFI 종합지수 (Comprehensive SCFI)] SCFI 종합지수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1])
1. 홍해 사태 2023년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점령하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항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사실상 봉쇄되었다. 이로 인해 글로벌 해운 물류는 큰 혼란을 겪고 있으며, 그 여파는 2024년 8월 현재까지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후티 반군의 홍해 점령 이후, 상선에 대한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정기선사들은 부득이하게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 항로를 우회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대신해 희망봉을 우회하게 되면 운항 시간이 약 2주 정도 길어지게 된다. 이는 선복(적재 능력) 공급량의 감소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운임 상승을 불러왔다.

홍해 사태 이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해운 물류의 병목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2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복량은 3,662.18천 TEU였으나, 2024년 6월에는 394.06천 TEU로 급감하였다. 반면, 희망봉을 우회하는 선복량은 같은 기간 동안 288천 TEU에서 9,362천 TEU로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희망봉 및 수에즈 운하 통행 선복량] 희망봉 및 수에즈 운하 통행 선복량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1])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만 등 기존의 허브 항만 뿐만 아니라 피더 항만으로 물동량이 집중되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피더 항만들은 허브 항만에 비해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수용 능력과 하역 시설이 부족하여 항만 적체 현상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포트클랑(Port Klang), 탄중 펠레파스(Tanjung Pelepas), 인도네시아 자카르타(Jakarta) 등을 포괄한 동남아 지역의 항만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를 살펴보자. COVID-19 기간 동안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해 항만혼잡도는 최대 1.08pt까지 상승했다. COVID-19 이후 항만 적체는 감소했으나, 홍해 사태로 인해 2024년 6월과 7월의 항만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는 각각 1.11pt와 1.13pt를 기록하여 COVID-19 시기의 1.08pt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동남아 항만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 동남아 항만혼잡도지수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1])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함에 따라 운항 시간이 길어지고 항만 적체 현상이 발생하면서 SCFI가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물류비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원자재와 필수 소비재의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SCFI 상승은 물류비 부담을 가중시키며, 이는 중소기업들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대형 화주들은 자본과 자원을 활용하여 높은 비용을 감수할 수 있지만, 중소형 화주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2. 중국발 밀어내기 물동량 및 기타 요인 지난 2024년 5월, 미국은 2024년 8월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4배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밀어내기 수출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LA 항만은 2024년 상반기 470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6월 수입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으나, 수출은 13% 이상 증가했다(Bloomberg [2]).

중국의 이러한 수출 전략은 단순히 무역 정책 변화에 대한 반응을 넘어, 글로벌 물류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기선사는 많은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중국-북미 항로에 선박을 집중 투입하고 있으며,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 항만에는 기항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형 화주들은 선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국은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리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를 선점하고 있다. 컨테이너 박스는 특정 항로를 따라 순환되어야 하지만, 중국-북미 항로에 집중되면서 대여료가 급등하고 있다. 또한, 다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컨테이너 선박과 선박 모두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발 컨테이너 선박의 적재율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기항하여 물동량을 싫을 필요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은 중소형 수출기업들에게 치명적이다. 대형 기업들은 자본과 자원을 활용해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컨테이너를 확보할 수 있지만, 중소형 기업들은 그렇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중국발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상하이 항만의 혼잡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2024년 5월 이후 상하이항의 항구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는 5월 421.21pt, 6월 403.87pt, 7월 459.00pt로 기록되었다. 이는 COVID-19 기간인 2021년 평균 항구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인 364.33pt에 비해 각각 16%, 11%, 26% 증가한 수치다.
[상하이 항구혼잡도지수(Port Congestion Index)] 상하이 항구혼잡도지수 (출처: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1])
선복량의 부족, 컨테이너 박스 부족, 상하이 항의 혼잡도 증가는 결국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해운사들은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운임을 인상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상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원자재와 필수 소비재의 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타 해운 운임 상승 요인 및 잠재적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기선 시장의 3분기는 성수기이다. 3분기에는 미국의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주 목요일)과 크리스마스(12월) 기간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대규모 재고 확보 작업을 진행하면서 물동량이 크게 증가한다. 이로 인해 해운 운임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아시아-북미의 평균 항해 일수는 약 67일이다.

둘째, 미 동부 항만 노동자 파업 가능성이다. 지난 2024년 6월, 미국 항만 노동자와 운영 당국 간의 노동 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 동부와 멕시코 연안 터미널에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ILA)는 항만 터미널 내 트럭 운송 과정에서 자동화 기술 사용 문제로 인해 미국해양협회(United States Maritime Alliance, USMX)와의 협상을 중단했다. 노조는 이러한 자동화 기술이 노사 간 계약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항만 적체가 발생하여 해운 운임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3. 정기선사 협상력 향상 해운업계는 금융위기와 펜데믹 충격을 겪으며 각기 다른 적응 메커니즘을 통해 회복력을 키워왔다. 해운업계는 선복량 관리 측면에서 시장의 변화에 맞춰 선복량을 조절하는 데 있어 두 위기 동안 매우 다른 결과를 보였다. 금융위기에 정기선사는 집단적으로 선복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운임 하락, 낮은 선박 활용률, 그리고 구제금융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한진해운은 금융 위기 이후 몇 년 동안 심하게 어려움을 겪었고, 재정적 지원을 받았지만 결국 파산했다. 일본의 주요 선사인 NYK Line, MOL, K Line 등도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COVID-19 팬데믹 동안에는 정기선사는 시장 지위와 협상력이 강화되었으며, 운임 상승과 높은 실적으로 이어졌다(Notteboom et al. [3]).

2008-2009년 금융위기 동안 해운업계는 선복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감속 운항(Slow Steaming)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선박 속도를 줄여 연료 소비를 절감하고, 초과 용량을 흡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에는 Slow Steaming 전략이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대신, 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소형 선박을 유휴화하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전략이 더욱 효과적이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정기선사 간의 M&A와 글로벌 얼라이언스 형성은 이러한 전략의 전개를 촉진시켰다. 예를 들어, 머스크(Maersk)는 함부르크수드(Hamburg Süd)를 인수했고, 코스코(COSCO)는 OOCL을 인수했다. 또한 일본 3대 컨테이너 선사(MOL, NYK, K Line)는 컨테이너 사업을 통합하여 ONE (Ocean Network Express)을 출범시켰다. 한진해운의 파산은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변화를 일으켜 2017년에는 2M(Maersk, MSC), Ocean Alliance(OOCL, COSCO, Evergreen, CMA-CGM), The Alliance(NYK, Hapag-Lloyd, MOL, K-Line, Yang Ming)로 재편되었다(CBER 폐지의 의미와 영향 [4]).

해운업계는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통해 선복량 관리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금융위기 동안 해운사들은 선복량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해 상당한 운임하락을 겪었다. 그러나 팬데믹 동안에는 보다 효과적인 선복량 관리와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한 집단 선복량 관리로 인해 운임 상승과 역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이끌어냈다.

Notteboom et al. [3]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금융위기에서 얻은 교훈 덕분에 팬데믹에 보다 잘 대비할 수 있었다. 또한,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통한 운항 취소, 임시 결항, 감속 운항, 선복 유휴 등의 집단 선복량 관리는 정기선사가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운임방어를 위한 해운선사의 전략 [5]). 이러한 변화는 정기선사의 협상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금융 위기와 팬데믹을 겪으며 정기선사는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특히, 팬데믹 동안 선복량을 효과적으로 운용함으로써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시장 변동성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했다. 이는 운임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4. 마치며 SCFI 상승과 글로벌 물류 위기는 화주들에게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화주들은 해운 운임 예측을 통한 전략수립을 고려해야 한다. 예측된 운임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계약 운임 수준이다. 예측된 운임을 바탕으로 적절한 수준의 운송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계약 기간이다. 예측된 운임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장기 계약 또는 단기 계약을 선택해 선복량을 확보해야 한다. 장기 계약은 급격한 운임 변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화주 및 유통업체는 장기 계약을 통해 고정된 운임으로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예산을 보다 정확하게 계획하고 운영할 수 있다. 반면, 단기 계약은 시장 상황이나 수요가 급격히 변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화주는 급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계약을 주로 활용하여 유연하게 물류 운영을 조정할 수 있다.

세번째는 프라이싱 옵션이다. 화주는 계약시 Fixed Rate Contract(고정 요율 계약)와 Index-linked Contract(지수 연동 계약)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고정 요율 계약은 예측 가능한 비용을 보장하지만, 운임이 하락할 경우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주 및 유통업체는 고정 요율 계약을 체결하여 운임 급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운송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 선사와의 고정 요율 계약을 통해 운송 비용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이는 물류 비용 증가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운임이 하락할 경우에는 이익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지수 연동 계약은 운임 변동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어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지수 연동 계약을 통해 운임이 하락하는 시점에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전체 물류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운임이 상승할 경우에는 비용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화주는 현재 시장 상황과 운임 예측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프라이싱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 Reference [1] Clarksons, Shipping Intelligence Network.
[2] Bloomberg,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4-07-17/port-of-la-container-volumes-climb-14-on-strong-trade-activity?embedded-checkout=true
[3] Notteboom, T., Pallis, T., & Rodrigue, J. P. (2021). Disruptions and resilience in global container shipping and ports: the COVID-19 pandemic versus the 2008–2009 financial crisis. Maritime Economics & Logistics, 23(2), 179.
[4] CBER 폐지의 의미와 영향, https://www.cello-square.com/kr/blog/view-1210.do?metaSeqNo=5173.
[5] 운임방어를 위한 해운선사의 전략, https://www.cello-square.com/kr/blog/view-833.do?metaSeqNo=4138

전준우 교수전준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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